목회컬럼

희망의 속삭임을 들을 수만 있다면!

By October 17, 2021November 28th, 2021No Comments

1967년 충청남도 남양군 구봉 광산에서 배수 공사를 하던 광부 양창선
씨(당시 35세)가 매몰되는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건물 50층 높이에 해당되는
지하 125m의 갱도에 갇혔다가 16일 만에 극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신문에서 야윌 대로 야위고 퀭한 눈의 양창선 씨의 모습과 그의 생환을 온 국
민이 환영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매몰 사고로서는 세계 기록을 세운 기적
의 주인공인 그가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고 기온은 차갑고 산소는 희박한 지하
막장에서 어떻게 16일 동안이나 버틸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놀랍게도 한 가닥의 전화선 때문이었습니다. 해병대 통신원으로
군복무를 했던 그는 군용 전화기로 지하 막장 캄캄한 곳에서 지상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 당국과 온 국민이 성원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구출 팀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조금만 더 견뎌보라는 격려, 그리고 그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과 통화하면서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과,
살아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그를 살려 주었습니다. 그야
말로 미세한 희망이 가느다란 전선줄을 타고 막장까지 내려갔던 것입니다. 실질
적으로는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지상의 사람들의 간절한 외침이 들려 절망 중에
빠진 지하 125m의 광부가 희망의 줄을 놓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주일에 당회와 운영위원회에서는 내달 첫 주에 창립 23주년을 기념
하여 임직식을 거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직분자 후보 일곱
분 모두가 당선되고, 세 분의 명예 권사를 추대할 수 있고, 한 분의 권사님이 명예
롭게 은퇴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번 임직식이 뜻 깊은 것은 지난
한 어려움들 속에서도 모든 교우들이 일심 단합하여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틴 결
과로 주어진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희망의 줄을 놓지 않는 자를 버
리지 않으십니다. 희망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티크바>인데 이는 “밧줄”이
라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희박하더라도 희망이 있기만 하다면 그 희망은 튼튼한
동아줄과 같아서 생명은 살아납니다.
교회에서의 희망의 밧줄은 기도요 말씀입니다. 지하 깊숙한 곳에 처박힌
양창선 씨에게 들려온 지상의 목소리가 그를 16일 동안이나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한 것처럼 하나님의 음성이 있는 한 성도는 살 수 있습니다. 성도는 떡으로만 사
는 자가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교회가 오늘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요,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
님의 말씀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임직식을 앞두고 다시 우리는 기도의 밧줄과 말
씀의 밧줄을 튼튼히 붙잡는데 교회의 소망이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결코
자만하지 말고 겸손히 기도 줄과 말씀 줄을 붙잡고 오늘도 정진해야 하겠습니
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