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다니엘기도회 21일의 대장정이 마무리됩니다. 항상 시작할 때
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엘기도회를 하기를 망설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같
이 바쁘고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3주간이나 계속 하나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무리인 생각도 들고 또 동영상을 보는 것이기에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올해도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회를 참석하면서 깨달은 것은 역시 기도회를 하기
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다니엘기도회를 계속 열어야 하는 이유는 참 다양합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정저지와,” 즉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게 해준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날마다의 삶을 살면서 매일 우리에게 생기는 일만을 들여다 보고
살기에 저절로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 생활의 성공과 실패만을
보면서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지만 다니엘기도회의 간증자가 받은 은혜를 생생하
게 듣고 보면서 인생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깁니다. 박노해 시인은
“키 큰 나무숲을 걷다 보니 내 키가 커졌지”라고 노래했습니다. 영적으로 탁월
한 이들의 간증을 들으면서 우리의 신앙이 커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다니엘기도회의 좋은 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찬양하며 받는 은혜도 크고 말씀과 함께 기도함으로 영적으로 깨어나게 하는 것
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아울러 교파를 초월하여 만 오천여 교회들이
동참하고 있다니 교단과 교회는 달라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가 함께 은
혜를 받는다는 동질감 때문에 우리가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언젠가 우리 역시 우리 교회 안에 다니엘기도회를 만들어 간증을 말하고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난 9월 말일에 에버그린 회원분들
과 피크닉을 간 자리에서 각자가 살아온 인생 역정을 간단하게 나눌 수 있는 시간
이 있었습니다. 시간도 많지 않고 야외여서 아주 짧게 나눈 이야기들이지만 각자
의 삶에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를 들으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
니다. 화려한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엄청난 스토리가 있는 그런 간증은 아닐지라
도 일생을 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나름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성도들과 함
께 나눌 수 있다면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추수감사
주일입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그것을 감사하고 외
롭더라도, 힘들더라도 더욱 신앙의 길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