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은 사실 날씨로 따지면 그리 좋은 계절이 아닙니
다. 우리가 사는 남가주는 이러나저러나 별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계절의
변화 폭이 큰 다른 지역의 경우 11월은 나뭇잎이 다 떨어져 나목만이 찬바람을 맞
는 매우 스산한 계절입니다. 그렇다고 겨울처럼 눈이 내리는 것도 아니며 낮과 밤
의 일교차가 큰 탓에 자칫 감기에 걸리기 쉬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11월을
감사의 달로 정한 것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가운데 감사하고,
감사함으로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라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올해 우리교회는 참 따스한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였습니다. 매년 11월이
면 다니엘기도회의 간증자들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아 마음이 따뜻한 것도 사실이
지만, 올해는 오랫동안 아파하던 교회의 모든 문제가 끝나기도 했지만 교회를 위해
열정을 바칠 임직자들이 세워져 더 푸근한 감사절을 맞았습니다. 새로 임직하신
분들이 추수감사주일 점심 식탁을 특별하게 준비해 주신 덕분에 모처럼 활짝 웃음
꽃이 피는 넉넉한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교우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며 교회
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격려해 주심 또한 감사합니다.
교회는 이맘때가 가장 분주합니다. 내년도 사역에 대한 준비 작업 때문입
니다. 남녀 선교회나 권사회의 총회가 이루어지고, 새해 예산을 짜고 사역의 각 영
역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하는 시기가 바로 이 때입니다. 내년도
의 표어는 “주님의 기쁨이 되는 교회”(To Become the Joy of Our Lord)입니
다. 그동안 주님의 속을 많이 썩혀드렸으니 내년부터는 정신 차리고 진정 주님의
기쁨이 되는 교회가 될 것을 각오, 다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주님의 은혜가 없으면 어찌 주님을
기쁘시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오직 주님께서 은혜 주시기만을 사모합니다. 마침
오늘은 교회력으로 주님의 강림을 사모하는 대림절 첫 주입니다.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셔야 어지러운 세상이 평안해지듯이 교회 역시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이 힘 있게 강림해 주셔야 온전한 샬롬이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그래서 추운
밤을 꼬박 지새우며 양을 지키던 목자들의 심정으로 주님을 기다립니다.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리며 성전을 떠나지 않았던 시므온과 안나처럼 주님을 사모합니다.
성탄을 기다렸던 그 옛날의 백성들처럼 이제 우리는 주님의 재림을 앙망해
야 합니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주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분초를 다투어 노
력해야 하겠습니다. 주인의 마음을 시원케 해드리기 위해 애쓰는 충성된 종의 심
정으로 우리의 남은 날들을 최선 다하여 살고자 몸부림칠 것을 다짐해 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