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 유행했던 전염병은 콜레라였습니다. 콜레라는 수인성 전염병이어서 물을 조심해야 했습니다. 여름철 장마 때만 되면 신문 방송에서 물을 끓여먹으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도 천연두로 인해서 동네에서는 곰보 얼굴을 가진 아저씨를 보기도 했지만 어깨에 맞은 천연두 백신 자국만 알 뿐 남의 일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등이 있었지만 국지적으로 일어났던 일이기에 그 역시 남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UCLA 교수인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의 <총 균 쇠>를 보면 인류 역사에 전염병이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면서 세균에 의한 전염병의 무서운 파괴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인류의 근대사의 주요 사망 원인이 천연두나 독감, 페스트과 같은 전염병이었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까지 전쟁터에서 죽은 수많은 사람들은 부상으로 죽은 사람보다 세균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남미의 원주민들은 면역이 된 유럽인들이 가지고 온 전염병에 의해 맥락 없이 쓰러졌습니다. 그들은 “인디언만 골라 죽이는 수수께끼 같은 질병”에 의해 거의 몰살당하다시피 했습니다. 멕시코의 경우 1520년 스페인의 코르테스의 공격을 받고는 천연두로 몰락하기 시작하여 2천만이었던 인구가 백년도 안 되어 160만으로 줄었다니 전염병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합니다.
민수기 19장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거의 매일 장례식을 치르는 가운데 시신으로 인한 세균 감염에 대한 대책으로 붉은 암송아지 잿물에 씻으라는 비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18세기 천연두를 연구하던 에드워드 제너가 우유를 짜는 처자들은 천연두에 안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소의 머릿기름에서 백신을 추출한 것을 보면 하나님의 처방전은 너무나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백신(vaccine)이라는 말이 라틴어로 “소”라는 사실도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지난 15일(화)부터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발표로,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의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입니다. 마음에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아직은 좀 더 주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답답하더라도 몇 주 더 견디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26일부터는 여선교회에서 토요새벽예배를 나오시는 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하여 주일 점심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코로나가 또 언제 기승을 부릴지 모르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심스럽게 미래를 낙관하며 모이기를 힘쓰시기를 바랍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