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었지만 꽃샘추위 탓인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시간들입니다. 그래도 봄은 봄입니다. 며칠 전에는 운동을 하러 피트니스에 들어가다가 너무나 날씨가 좋아 발걸음을 돌려 피트니스 주변을 한참 걸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날은 아예 운전대를 돌려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곤 했습니다. 어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겨울을 벗는 바스락 소리를 듣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봄을 입는 바스락 소리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이렇게 신산한 기쁨이 저를 사로잡고 있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은 정말 어지럽습니다. 이 글을 쓰는 화요일 저녁은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한국이든지 미국이든지 선거라는 것이 늘 아슬아슬하였지만 이번에는 더욱 유난스러운 선거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어떻든 우리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세워주시기를 열심히 간구하였기에 이제 세워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또 그를 위해 기도함으로 분열된 나라를 치유하고 우리들 삶에 평안을 주시는 은혜를 사모해야 할 것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도 모른다고 하는 소식을 계속 들으면서도 긴가민가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바야흐로 전쟁은 시작되었고, 예상과 달리 놀랍게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폭격과 인명살상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잘 견디고 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며 어린 아이 팔 비틀기라고 여겼었는데 ‘진짜’ 다윗이 이기고 있으며, ‘정말로’ 어린 아이가 어른을 이긴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기도하게 됩니다.
서방이 피난처를 제공하는 것도 거부하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피난 갈 도피처가 아니라 싸울 무기”라고 하는가 하면, “나도 죽는 것이 두렵지만 대통령으로서 나는 죽음을 겁낼 권리조차 없다”는 말을 하며 수도 키이우를 떠나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연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돕는가 하면, 다른 나라에서 우크라이나를 찾는 젊은 용병들이 2만 명을 넘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뜁니다.
지난주일 당회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 기도하며 성금을 모아 보내자고 결정했습니다. 우리의 작은 기도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질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줄 믿습니다. 또한 추위와 공포, 그리고 배고픔에 절규하는 그들에게 우리가 보내는 성금이 겨울을 벗는 바스락 소리와 봄이 오는 바스락 소리로 들려질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지도록 십시일반 힘을 보태줍시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