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내 인생의 성적표

By June 12, 2022July 5th, 2022No Comments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면 그의 장례식을 보면 된다, 장례식은 그 사람의 성적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을 그 잣대를 들이대서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어떤 사람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숫자나 화려함 여부가 잘 산 사람, 잘 못 산 사람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님께서 잘 산 사람이라고 하셔야 잘 산 사람이지 사람이 어떻게 그 사람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은 성적표라는 말이 일정 부분 맞는 면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지난 주 토요일에 가까운 이웃교회인 은혜한인교회의 원로목사님이셨던 고 김광신 목사님의 장례 예배를 참석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장례 예배에 참석하였고 수많은 조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장례식이 그 사람의 성적표라는 말이 맞구나 라는 생각을 거기에서 했습니다.  우리 시대의 영적인 거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 목사님은 4대째 모태신앙이었지만 40이 넘은 늦은 나이에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셨습니다.  당시 그는 잘 나가는 사업가로 수백만 불 짜리 고급 저택에 살고 있었는데 예수님을 만나고는 다 팔아버리고 신학공부를 하였고, 은혜한인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사랑의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울면서 그 분의 사랑을 기억하며 감사해 하였습니다.  교회는 불같이 일어났고 세계 선교에 헌신하여 엄청난 선교 사역을 일구셨습니다.

설교하신 Eastside교회의 Graydon Jessup 목사님은 김 목사님과의 살아 생전 우정을 나누시면서 김 목사님의 선교적 열정이 얼마나 뜨겁고 간절했는지를 배웠다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한 일화들과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이야기하셨습니다.  Jessup 목사님뿐만 아니라 장례 예배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김 목사님의 죽음에 대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도 더 이상 뵈올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아파하는 것을 절절히 고백하였습니다.

우리의 인생 끝내고 관 뚜껑이 덮일 때 내 이웃들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고마운 분, 의리를 저버리지 않은 분, 사랑이 넘치는 분,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신 분, 나에게 너무나 잘 해준 분, 사명에 충실했던 분…   이렇게 기억해준다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하나님은 양팔 벌려 우리에게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말씀하시며 환영해 주시고, 이 땅의 유가족들과 교우들과 이웃들은 우리와의 잠시(천국에서 다시 만날 테니까)의 헤어짐을 섭섭해 한다면 장례식에 몇 사람이 참석했든 상관없이 우리는 우등생으로 이 땅을 산 사람이 아닐까요?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