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주님의 시선이 머무시는 땅 끝

By July 31, 2022September 18th, 2022No Comments

제가 처음 신앙생활을 한 교회는 주로 6.25때 월남하신 분들이 세운 교회였습니다. 담임 목사님을 포함한 거의 모든 어르신들은 평안도 출신으로 구수한 이북 사투리를 쓰셨습니다. 아마도 평양식인 것 같은데 주일날이면 언제나 소고기국밥을 먹었습니다. 밤새 우린 소고기국에 밥과 소고기 몇 점, 그리고 당면으로 만들어진 주일 점심식사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주일 대표기도 시간에 단 한 번도 빼놓지 않은 기도의 단골메뉴는 남북평화통일이었습니다. 새벽기도회 때 누가 기도회를 인도하셔도 조국의 통일 문제는 빼놓지 않고 늘 기도하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렇게 신앙생활을 배운 탓인지 저는 기도할 때마다 우리 민족에게 통일의 광영을 주시기를 늘 기도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일 주제로 가장 많이 기도했지만 아직까지 응답되지 않은 것은 꿈에도 그리는 남북평화통일인 셈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때에 응답하실 줄 믿고 이 기도를 포기할 마음은 없습니다.

제가 중국의 연변과학기술대학에 교목으로 섬길 때 북한은 늘 마주 대하는 현실이었습니다. 그곳의 조선족들은 대개 함경도 지방에서 월북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억양이 더 거세고 투박했지만 인정미 넘치는 분들로 인해서 아직도 연길에서의 삶은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거기서 자주 찾아간 두만강을 끼고 형성된 도시인 도문, 그리고 두만강 건너편에 있는 혜산, 무산 시를 보면서 저는 더 북한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북한 땅을 오고간 조선족들은 중국이 천국이라면 북한은 지옥이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직접 제 눈으로 본 북한 땅은 한여름인데도 풀도 나무도 없는 민둥산들, 그리고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은 삭막함, 피폐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곳의 우리 대학의 교직원들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사역하는 거의 모든 선교사들은 비밀리에 탈북자들을 돕는 일들을 하였고 당연히 우리 민족에게 평화통일의 날을 주시기를 뜨겁게 기도하였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 관련한 일들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북한에 의해 피격되어 시신이 소각된 서해 공무원 사건과 16명을 죽였다며 강제 월북된 두 명의 북한 어민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슴 아픈 일들입니다. 모두 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교회에서 통일소망선교회 주최로 북한선교 복음 컨퍼런스를 열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 강사님들은 탈북해서 목사가 되신 분을 포함하여 실제로 북한 사역을 오래 해 오신 분들이십니다. 북한을 위해 실질적으로 기도할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두 참석하셔서 이 시대 주님의 시선이 머물고 있는 마지막 땅 끝인 북한을 위해, 그리고 우리 민족의 오랜 염원인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기도의 불을 지피시기를 바랍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