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새벽예배(13일)에는 북한을 위해 사역하시는 서예레미야 선교사님이 미국 현장실습을 시켜주는 탈북신학생들 7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이 학생들은 북한선교 복음컨퍼런스(7월 31일)와 남북청년연합 일일수련회(8월 2일) 참석차 우리교회를 왔던 분들입니다. 미주의 교회들을 차례로 방문하는 스케줄에 따라 우리교회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하여 방문하였고, 예배 시간에는 특송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예배 후에 여선교회에서 차려준 아침을 먹고 예정에 없던 저와의 간담회를 하고 싶다고 알려와 갑자기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탈북신학생들은 한국의 장로교단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었습니다. 한 형제는 북한에서 전국규모의 장학퀴즈(골든벨)를 참여하여 수상을 하기도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또 어떤 분은 북한 보위부 장교를 지낸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형제들을 찬찬히 뜯어보니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귀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저의 목회 사역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는데 그 대답을 하면서 제 자신도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들이 여러 가지를 질문했지만 그 중에서도 제게 목회를 하면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가치는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청년 시절 광화문 우체국 앞 커다란 바위 위에 새겨진 크리스천 시인 박목월 씨의 시비를 보고 저것을 내 좌우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였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주님과 교회에 충성하는 사람. 처음과 나중이 똑같은 사람. 그래서 부족하고 실수도 많았지만 나름대로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방향은 유지해 왔다고 말하였습니다.
또 제가 크리스천 출판사 편집부에 근무하던 중 워런 위어스비 목사님의 <목회자 지침서>라는 책을 편집하다가 책 표지에 쓰여 있는 “한 사람의 목회자가 한 교회를 위해 충성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사명을 다한 것이다.”라는 말에 감동받고 저도 한 교회를 위해 충성을 다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한 교회를 섬기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중간에 흔들리기도 했었고 위기 상황도 없지 않았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한 교회를 섬기면서 저를 사용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교회가 이번 주일로 창립 24주년을 맞이하니 제가 우리교회를 섬긴 지 23년이 지났습니다. 초기에 교회는 존립이 위태로울 만큼 어려웠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님들이 한마음으로 섬겨주셔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돌아보면 정말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고 거꾸러뜨림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시기도 많았습니다. 이제껏 지켜주신 은혜를 감사하며 다시 한 번 초심을 잃지 않기를 다짐해 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우리를 사랑해 주신 그 주님을 닮아가기를 결단해 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