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집에 있는 나무들은 작년까지와 달리 열매를 거의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화과열매는 예수님께서 잡수시던 것이라 좋아했는데 올해는 거의 열매가 없고 열린 것들도 퍽퍽해서 먹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해마다 수백 개의 열매가 열려 탄성을 자아냈던 아보카드도 봄부터 아무리 기다려도 열매가 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자세히 살핀 결과 달랑 단 한 개의 열매만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열매가 없는 나무들을 보면서 그 열매 없음으로 인하여 예수님의 저주를 받아 시들어 죽고 만 무화과나무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삶은 결코 우리 힘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큐티 본문, 창세기의 말씀에 야곱의 생애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야곱은 둘째로 태어난 서러움을 극복하려 형을 속여 먹기도 하고, 형의 축복을 가로채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자기가 원하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가게 되어 먼 타향에 나그네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거기서도 낮에는 더위,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으면 가족도 재산도 다 잃을 뻔하였습니다. 그런 삶의 역정을 거치면서 모난 부분이 깎여지고 점차 하나님 앞에 항복하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성숙의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 야곱 생애의 후반부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제 기능을 하려면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롬9:16). 하나님께서 축복하여야만 잘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중요한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에게 많은 필요들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이룰 능력이 없음을 시인하는 행위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절실하게 요청하는 고백입니다. 그래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미국에 기도의 바람이 부는 것을 느낍니다. 지난주일 다민족연합기도회는 특별히 여러 민족들의 참여가 많았습니다. 근래에 가장 많은 백인, 흑인, 멕시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베트남 교회들이 참가하였습니다. 서로 통역을 통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모두는 주님을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마음만은 일치했습니다. 우리교회가 속한 PCA교단에서도 기도용사들을 위한 모임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 역시 기도운동을 시작해 보고자 하는 분들의 열정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우리 힘으로는 안 됩니다. 하나님, 도와주시옵소서!” 이것이 모든 기도자의 자세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할 때 우리 모두는 열매 맺는 삶을 살 것이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주실 것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