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녁 이전 예배당 자리였던 낫츠베리팜 인근을 지나가는데 자동차가 전 방향에서 너무나 길게 줄을 서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핼러윈을 맞이하여 행사장에 들어가려고 장사진을 친 차들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우리교회당이 부에나팍에 있을 때 핼러윈 기간만 되면 인근 지역의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교회당 앞에까지 주차를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핼러윈은 앵글로색슨어로 성인(Saint)을 뜻합니다. 핼러윈은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날의 전야제로 죽은 자의 영혼이 땅으로 내려올 때 유령 복장을 하고 귀신을 막는다는 이교적 풍습과 결합한,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는 절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아름다운 나라 미국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절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제가 사는 동네의 많은 집들에 보기도 끔찍하고 으스스한 귀신들이 등장하는 핼로윈 장식들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올해는 핼로윈을 즐기려는 인파들이 이태원에 몰려들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못다 핀 꽃처럼 피해자 모두가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들이라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역시 자식이 있는 아비이기에 사망자의 부모들이 겪을 참척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끼면서 주님께서 그들 모두를 위로해 주시기를 간구할 뿐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런 충격적인 사태 앞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 그들의 부모님을 비롯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시기를 위해 기도할 뿐만 아니라 고통의 이유에 대해 함부로 예단하는 일을 극히 조심해야 합니다.
욥기에 보면, 이 세상의 고난은 죄를 지었으니까 심판이 임한다는 원인과 결과(인과관계)로만 설명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욥은 누구보다도 의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고난을 당하였습니다. 욥의 친구들은 욥을 위로한답시고 찾아와 죄를 지었기 때문에 고통을 당하니 회개하라고 해서 욥을 더 괴롭혔고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또한 고난의 원인이라도 알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욥에게 하나님은 세상만사의 이치를 다 알 수 없는 인생의 한계를 깨우쳐주셨습니다.
우리 역시 다른 이들에게 찾아온 고난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우를 범치 말아야 합니다. 누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까? 다 각각 자기에게 찾아온 고난을 조심스럽게 성찰하고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자기에게 주시고자 하는 교훈을 찾으면 그 고난은 반드시 축복이 될 것입니다. 이번 핼로윈 사건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신의 아드님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내어주신 하나님도 유족들과 함께 너무나도 아파하신다는 사실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