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수십 년에 걸쳐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해온 <월간 목회>라는 잡지에서 저에게 디아스포라 이민목회를 하는 목회자로서 교회 사역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글을 써달라는 청탁이 있었습니다. 쓰고 보니 지나온 24년간의 목회 생활을 정리한 셈이 되었습니다.
제가 청년 시절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보았던 박목월 씨의 시비 <비가 오나 눈이 오나>를 보면서 좌우명으로 정한 이야기, 나침반사라는 출판사에 편집부원으로 일할 때 워런 위어스비 목사의 <목회자 지침서>를 보고 한 교회의 목회자로 평생을 사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을 깨닫고 헌신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처음 나침반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교회가 성장한 이야기, 그리고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저의 목회 철학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우리교회가 겪은 일들까지 나누다보니 24년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그 중 제가 교회에 처음 부임하여 제자훈련을 목회 철학의 근간으로 삼고 목회를 하겠다고 선포하고는 아예 주일예배 시간에 새가족모임(지금은 한가족모임)을 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때 여러 분들이 은혜를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천주교인이었던 어떤 자매님이 새가족모임만 참석하고 다시 성당에 나가겠다고 생각하고 예배를 참석했었습니다. 그런데 5주가 끝나는 주일날 감격에 찬 표정으로 예수님을 개인의 구세주와 주님으로 영접했다면서 개신교 신앙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게 되어 이제는 나침반교회에 계속 나오겠다고 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이어져온 한가족모임이 43번째를 마치는 날입니다. 그동안 우리교회는 환영만찬이라는 의미 깊은 프로그램으로 한가족모임을 수료하는 분들을 열렬히 환영하였고 그 모임을 통해 새가족들은 따뜻한 성도의 사랑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4일부터 43기가 시작이 되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5월 중순에 중단되었습니다. 지난 주일 다시 시작하여 오늘 제 5주 강의와 환영만찬을 함으로 마쳐집니다. 여러분들의 사정이 다 다르고 참석하기 어려운 이유들 때문에 비록 소수의 모임이 되었으나 한가족모임은 우리교회 제자훈련의 첫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도 이렇게 새로운 가족들이 우리교회를 찾아주셔서 교우들을 대신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우리 모든 교우들께서도 직접 새가족에 대해 더욱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환영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교회의 건강 정도는 새신자들이 얼마나 잘 정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새가족들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하겠고, 이렇게 외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한가족입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