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생 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제 친구가 자기 교회에 예쁜 여자애들이 많다고 하는 꾐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막상 교회에 가보니 어린 저에게는 교회란 완전히 별세계처럼 느껴졌습니다. 예쁜 여학생이 많기도 했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경건함이 느껴져서 그 교회를 다니고 싶었고, 예수란 분을 믿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저는 남학생반에 소속되었는데 그 때 우리 친구들이 12명이었습니다. 주일학교 선생님은 병약한 38세 노처녀이셨습니다. 우리가 공과를 공부할 때는 마치 예수님의 열두 제자와 같았습니다. 중3이 마쳐갈 무렵 중학교에서 전교 1등하던 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가 떠나기 전 우리는 사진관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사진에 뭐라고 쓸까 하다가 급작스럽게 작명을 하였습니다. “생명회.” 우리가 생명회라고 이름을 붙였던 이유는 요나단이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했다는 사무엘상 18장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는 다윗과 요나단처럼 서로를 사랑했습니다. 평생 신앙 안에서의 우정을 간직하자고 서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렇게 맹약을 한 것이 힘이 되어 저는 제 부모님의 핍박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신앙에 대한 구박이 심해서 교회를 그만 다녀야겠다는 약한 마음이 들 때가 되면 그 선생님과 친구들이 힘이 되어주곤 하여 신앙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 힘으로 결국 목사까지 되었습니다. 그간 세월이 많이 흘렀고 세파에 시달리던 친구들 중에는 신앙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긴 하지만 지금도 모임은 유지되고 있고 제가 한국에 갈 때는 꼭 만나곤 합니다.
신앙생활 하는 데 있어서 교우 관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처음 교회에 오시는 분들은 대개 다른 교인들이 누가 있는가를 살피십니다. 젊은 층이 많아서 정착하시는 분도 있고, 정반대로 젊은 층이 많지 않아서 교회에 뿌리를 내리는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정착의 이유는 다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은 자신과 동질성을 느낄 때 더 쉽게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에 뿌리를 내리는 이유가 어떻든 교회 안에서 좋은 교제권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교회 안에서 좋은 친구를 만드십시오. 외톨이가 되지 마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다른 분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자 하시면 됩니다. 마음의 자세를 조금만 낮추고, 다른 분들을 나보다 나은 분들로 보기 시작하면 좋은 교인분들이 너무나 많이 보이실 것입니다. 그러면 교회 생활이 훨씬 즐겁습니다![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