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계단을 올라갑니다.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것은 작은 성공들입니다. 잘 올라가다가 계단 옆으로 떨어집니다. 이것은 작은 실패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바닥은 다시 튀어 오르는 트램펄린으로 되어 있어서 이내 계단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계단의 그 칸을 맴돌기도 합니다. 어떤 순간에는 거의 다 올라간 것 같은데 또 떨어집니다. 대부분 떨어진 계단에 다시 올라가지만 어떤 때는 트램펄린에 떨어져서는 다시 계단에 돌아오지 못하고 계속 트램펄린 위에서만 허우적거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 사내가 천신만고 끝에 계단 정상에 올라설 때 그 계단 옆에서 지켜보던 청중은 우렁찬 박수를 보냅니다.
프랑스의 행위 예술가 요안 부르주아의 “성공은 직선이 아니다”(Succes isn’t linear)의 1분 30초짜리 공연입니다. 성공을 향한 과정이 녹록치 않음을, 또한 늘 승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입니다. 우리 인생과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은 직선이 아닙니다. 성공은 구부러진 곡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경우에는 너무 구부러져서 낙심이 되고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성공에 안주하거나 작은 실패에 연연해서도 안 됩니다. 성공에 자만하거나 실패에 낙담하고 주저앉는 순간 인생도 신앙도 끝장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의 목표를 주십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올라가기를 기대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능력을 주십니다. 그래서 그 능력으로 자기 앞의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가는 힘을 얻게 하십니다.
지난 주일 우리교회는 창립 2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우리교회를 어떻게 보실까를 생각하다가 제가 장담할 수 있는 한 가지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Nachimban Church ON THE WAY!” 여기서 ON THE WAY는 “길 가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달성하려는 과정 혹은 여정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교회는 아직 과정 중에 있는 교회입니다. 과정에서는 성공도 있고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마지막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지나온 25년 세월 동안 하나님은 우리교회에 많은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작은 성공들도 있었고 작은 실패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서 하나님은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셨습니다. 또한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도들이 포기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기도 줄을 놓지 않고 든든히 붙잡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함들을 모두 합하여 선을 이루어가고 계십니다. 이상은 지난 주일 설교의 요지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헌신으로 사반세기를 잘 왔습니다. 이제 그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우리 앞에 펼쳐질 미지의 사반세기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갑니다![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