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

By December 24, 2023December 29th, 2023No Comments

2차 대전 당시 독일인들은 유대인 600만 명을 죽였습니다.  그 참혹한 홀로코스트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생존자인 엘리 비젤은 동료 유대인들이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하루는 나치 친위대가 수용소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청년 하나와 어린 소년을 교수형으로 처했는데 청년은 일찍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몸무게가 가벼운 소년은 1시간 반이나 버둥대지만 죽지 않으며 괴로워했습니다.  그 때 뒤에 있던 누군가가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라고 조용히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엘리 비젤의 마음속에 이런 음성이 들렸습니다.  ‘하나님은 저기 저 소년과 함께 교수대에 매달려 계시지 않느냐?’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그는 하나님은 죽었고 희망은 없다고 생각하고 불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엘리 비젤의 이 이야기를 읽은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해석을 달리하였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출생하여 독일 육군으로 징병되어 2차 세계대전 중에 포로가 되어 전쟁 포로로 3년간이나 수용소 생활을 하다가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1964년 “희망의 신학”이라는 책을 써서 기독교계에 희망의 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전후에 절망하고 있는 세대들에게 희망 전도사로서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런 그가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라는 책에서 엘리 비젤의 경험을 다루면서 역설적으로 그 사건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고통을 당할 때 함께 고통을 당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예수께서는 성육신을 하셨고 십자가를 지셨다고 갈파하였습니다.

이러한 몰트만의 통찰은 우리들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우리 역시 위기를 만났을 때 종종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를 묻습니다.  병들어 몸이 피곤할 때도, 마음에 상처를 입고 신음할 때도, 인간관계가 꼬여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지 못할 때에도, 심각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 갈 길 몰라 방황할 때에도 주님이 지금 어디에 계신가를 묻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위대한 주님의 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고통하고 괴로워하는 그 자리에 주님은 말없이 침묵하시며 함께 괴로워하십니다!

예수님의 별명은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입니다.  성탄은 하나님이 죄악에 빠진 우리와 함께 하심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건입니다.  그가 마구간에 태어나 말구유에 누이신 것은 이 땅의 모든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심이고,  애굽으로 피난을 가신 것은 이민의 땅에서 힘들어하는 자들과 함께 하심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태어나셔서 사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그 첫 출발이 성탄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쁨과 감격 속에 성탄을 맞는 것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M]